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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너를 기다리는 동안 _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다가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 더보기
올 여름의 인생 공부 올 여름의 인생 공부_ 모두가 바캉스를 떠난 파리에서 나는 묘비처럼 외로웠다. 고양이 한 마리가 발이 푹푹 빠지는 나의 습한 낮잠 주위를 어슬렁거리다 사라졌다. 시간이 똑똑 수돗물 새는 소리로 내 잠 속에 떨어져 내렸다. 그러고서 흘러가지 않았다. 엘튼 죤은 자신의 예술성이 한물갔음을 입증했고 돈 맥글린은 아예 뽕짝으로 나섰다. 송x식은 더욱 원숙해졌지만 자칫하면 서xx처럼 될지도 몰랐고 그건 이제 썩을 일밖에 남지 않은 무르익은 참외라는 뜻일지도 몰랐다. 그러므로, 썩지 않으려면 다르게 기도하는 법을 배워야 했다. 다르게 사랑하는 법 감추는 법 건너뛰는 법 부정하는 법. 그러면서 모든 사물의 배후를 손가락으로 후벼 팔 것 절대로 달관하지 말 것 절대로 도통하지 말 것 언제나 아이처럼 울 것 그리고 가능.. 더보기
비, 인생의 회전목마 비오는 날 듣고 싶은 노래.. 천둥번개를 동반한 억수같은 비가 내리는 날 생각나는 그 연주자들. 그래도 비가 오려면 요즘 정도는 와줘야 비 답다. 이제야 좀 여름 그리고 장마 답다. 이 장맛비가 그치면 어디론가 떠나봐야겠다. 1년동안 쉼없이 달려온, 그래서 또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아래 노래 세 곡. 볼륨 한칸 올린 뒤 눈감고 잠시 들어보시길. [오늘의 노래1] Rain _ Ryuichi Sakamoto 유튜브에 찾아보니 류이치 사카모토 트리오 라이브 클립이 꽤 많다. 류이치 사카모토. 52년생으로 우리 나이로는 62세 진갑을 넘어선 할배 나이. 그럼에도 고혹적 눈빛과 탄탄한 몸매, 게다가 빼어난 작곡과 연주력을 자랑하는 이 일본 뮤지션은 남자인 내가 봐도 참 섹시하고 뇌쇄적이며 매력적이다. 특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