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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오늘의 노래] 모진 핀잔

 
   어제 '오늘의 노래' 첫 블로그글 '5월23일..'을 남겼습니다.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줄어들었으면 하는 바람을 '종이비행기'에 담았습니다.
  허나 그 글을 쓰고 있던 그 순간에도 한 사람이 투신으로 생을 마감했더군요. 

  그 죽음을 두고 이런저런 말들이 뒤를 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입니다. 
  [논평] 송 아나운서의 자살은 SNS의 비극이다

  소셜네트워크시스템, SNS가 강력한 살인혐의를 썼습니다. 아니면 'SNS 자살방조'쯤의 죄목은 확정판결이라도 났나봅니다. 
  누군가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배경에는 한 개인이 처한 상황이 존재하고, 그 개인이 대중들이 인지할 정도의 유명세가 있다면 그를 둘러싼 사회적 분위기와 평가도 뒤따릅니다.
    
  그러나 SNS에 혐의를 덮어씌우려는 위와 같은 의도는 분명히 경계해야한다고 봅니다. SNS를 통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있는 사람들, 그리고 그 SNS에 애매한 혐의를 전가하려는 이들의 의도는 분명 문제입니다. 

  옛 속담이 하나가 떠오릅니다.
 '서툰 목수가 연장을 탓한다' 말입니다.
  튼튼한 집을 짓지 못하는 목수가 자신의 무능력을 탓하지 않고 애꿎은 연장에만 책임을 떠넘기는 행태를 꼬집는 말입니다.

 누군가의 자살을 SNS 탓이라고 하면, SNS가 일반화되기 이전에 단골 혐의는 누가 뒤집어썼을까요? 그 직전에는 포털의 악플이 원인이었고, 그 이전에는 특정 익명게시판 사이트가 문제였고, 그 이전에는 증권 찌라시가 문제였고, 그 이전에는 인터넷 자체가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익명성이라는 용어가 이 주장의 뒤를 받힙니다.
  
  그럼 SNS와 인터넷이 존재하지 않았을때는 도대체 무엇 탓이었을까요? 
  저는 역사 속 현실공간의 익명성은 인터넷 공간의 익명성보다 더 잔인했다고 생각합니다.  
  하릴없는 호사가들의 쑥덕거림과 양심의 가책없는 모함들, 특정집단과 개인의 이익을 위해 누군가를 함정에 빠뜨리는 여론몰이 등은 비일비재했습니다. 많은 젊은이들과 선각자들이 이런 눈에 보이지 않고 실체없는 말잔치의 주인공으로 몰려 극단적인 선택을 하곤 했습니다. 

  '칼'은 양날입니다. 어머니가 밥을 지을 때 쓰는 칼은 가족을 살찌우고 건강하게 살아가게 하는 칼입니다. 그러나 살인마가 휘두르는 칼은 무고한 사람과 그 가족들을 피흘리게 하고, 공동체를 피폐하게 만듭니다. 
  SNS, 그리고 인터넷은 사람사이의 소통을 도와주는 도구이지 SNS와 인터넷에서 소통하는 주체가 아닙니다. 
  한 여성에게, SNS에, 인터넷에, 익명성에만 쏟아진 모진 핀잔들은 사실 우리 인간들이 들어야할 비난이 아닐까요?

오늘의 노래는 전국비둘기연합'모진 핀잔'입니다.
전국비둘기연합 | 정규 1집  Empathy| 발매 2010.03.23



모진 핀잔


어떤 표정을 지어줄까
니가 방금 던진 그 말에
아무 의미 없는 걸 알아 난

신경쓰고 싶지 않은데
너만 없으면 잘 될거라던
그 말이 날 찔러오는 새벽

너는 편히 자고 있겠지
모든 것을 내려 놓은 채
아무 의미 없는 걸 알아 난
한 귀로 흘려버리면 되는데

너만 없으면 잘될 거라던
그 말이 날 찔러오는 새벽
너만 없으면 잘될 거라던
그 말이 날 찔러오는 새벽
너의 그 단어들이 잔인하도록
날 찔러오는 새벽

ps.1  '전국비둘기연합'은 흔히 줄여 '전비연'이라고 부릅니다. 2007년부터 펑크를 위주로 홍대신에서 활동해왔습니다. 2010년 정규 1집 'Empathy'를 내놓았습니다. 멤버는 김동훈(기타·보컬, 22)과 최승원(베이스·보컬, 22), 박영목(드럼·보컬, 21) 3인조 밴드입니다. 초기 펑크사운드와는 달리 수록곡들은 오히려 하드락과 헤비메틀의 중간 지점에 놓여있는 듯 보입니다. 
 
 사운드가든을 연상케하는 크런치 가득한 하드락 노이즈톤에 헤비메틀의 드럼/베이스 리듬파트처럼 유니즌이 맞아떨어지는 리프와 구성을 전개합니다. 반면 보컬톤은 소년의 정서가 묻어나고, 멜로디 역시 모던한 느낌입니다. 그룹 크래시의 보컬 및 베이스를 맡고 있는 안흥찬이 주목할만한 밴드로 꼽으며 홍대신에서는 더 유명세를 탔습니다. 최근 4월 정규 2집 'Root'를 내놓았습니다. 음악적 에너지와 의미심장한 가사로 무장한 전비연의 성장이 기대됩니다.


ps.2 '오프비트'의 '라이브 플래닛'에서도 '전국비둘기연합'을 만나 뵐 수 있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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