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표현의 자유

#하루에_한번은_박은정_생각

 
  '취재원 보호'. 이른바 언론사 기자가 특정 사안을 취재할 때 그 대상이 되는 사람을 보호하는 과정을 지칭한다. 

  특히 취재 사안이 소위 조직 내 비리 사실을 따지는 형법상 범죄 행위라면, 관련 사안을 증언하는 취재원은 '내부 고발자'라는 이름으로 보호되야함이 마땅하다. 특히 그 취재원이 자신의 신분을 알리지 말 것을 언론사에 요구했거나, 조직 내에서 해당 사안을 고발할만큼 해당 정보에 접근해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기 쉬운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취재원 보호는 반대로 취재원 명시라는 언론의 기본적 의무에 대한 예외사항으로 보는게 더 맞다. 사실 확인 및 팩트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취재원이 누군지 밝히는 '취재원 명시'가 국민의 알권리에서도 더 신뢰성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취재원 보호를 명분으로 언론사들은 종종 즉 관계자, 관련업계, 김모씨, 박모씨, A씨, B씨 등의 불분명한 출처를 팩트의 소스로 명시한다. 하지만 이는 취재원 보호보다는 언론사가 사실 확인을 철처히 하지 못했거나, 단순한 소문을 팩트와 구분할 수 없는 기사를 쓸 때 자주 악용됐다. '아니면 말고' 식의 기사들이 대부분 이런 수사적 보호막 뒤에 놓여있다. 그 탓에 옐로우 저널리즘 식의 오보가 넘쳐나고, 특정 이념이나 정지/이익집단의 가치관을 지지하고, 편파적인 논점을 제공하는 등의 뉴스/정보조작의 위험성
도 높아졌다.  

 또한 취재원 보호는 '딥백(deep back)'의 관행처럼, 주요 정부기관 등이 팩트를 제공하되 그 제공처나 확인처는 밝히지 않는 방식으로 광범위하게 유통되고 있다. 흔히 북한 관련 기사 및 정치 기사에 자주 등장하는 '알려졌다' '고위 관계자' '소식에 능통한' 등의 기사로 시작되는 것들이 이런 것이다. '딥 백' '백브리핑' 등의 관행 역시 기자와 취재원 간의 신뢰가 있을 경우에는 가능하지만 그 취재원이 비윤리적인 불법 행위의 당사자인 경우에는 함부로 취재원 보호를 약속할 수는 없다. 

 
 취재원 보호는 그래서 단순한 취재원에 대한 익명성 담보가 아니다. 취재원의 신변을 부편부당함으로부터 가장 효과적으로 보호하는게 이 논의의 핵심이다. 특히 취재원이 사실관계 내 주요 당사자로 특정된 내부고발자라 조직 내외에서 그 신원이 너무나 명명백백하다면 이는 익명성만으론 결코 보호될 수 없다. '내부 고발자'들은 대부분 '그런 이야기를 할만한 사람' 중 한명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 언론에서 익명으로 처리한다고 해도 조직 내에서 쉽게 발각된다. 

 이런 대표적인 경우가 '부천지검 박은정 검사'이다. 특히 나는 꼼수다에서 '박은정 검사'의 실명을 밝힌 이후 부터, 취재원 보호의 기본을 지키지 못해 박 검사가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도 많다. 하지만 박은정 검사는 누군가의 취재원이기에 앞서, 이번 '나경원-이재호 부부 사법 청탁' 의혹 사안의 핵심 당사자다. 박 검사가 전화를 이재호 판사에게 받았는지, 그리고 그 전화내용이 어떤 내용이었는지 확인해 줄 사람이 박 검사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일이 검증의 과정으로 넘어가면 그의 실명이 알려지진 않더라도 그 역할과 워딩, 이후의 조직 내에서의 상황은 외부에 알려질 수 밖에 없다.

 만약 일부 언론이나 기자들이 취재원 보호의 1원칙을 익명보도에 맞췄다면 그들도 처음부터 '나는 꼼수다' 워딩 인용 단계부터 '취재원 보호'에 대한 고민을 했어야했다. '박은정 검사'라는 실명을 이미 다 받아쓴 언론들이 이제와 취재원 보호를 원론적으로 재주장하며 절차적 정당성을 들먹인다면..


 

그들도 역시 '박은정'이라는 사람의 기본권 보호에 그닥 신중치 못했음을 함께 인정해야한다.

 그리고 너무나 언론 중심적 관점인 취재원이란 표현을 넘어 한 고발자 개인이 겪고 있거나, 격게 될 부당함을 최소화하는데 공영적 언론의 노력을 쏟는게 더 맞다.  '#하루에_ 한번은_박정근_생각'의 경우처럼 말이다.  

 이번 '사법 청탁'의혹 사안이 법조계 내부 감싸기나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따라 유야무야된다면,, 언론이 이러한 과정에 대한 검증을 제대로하지 못한다면,, 이야말로 박은정 검사를 보호받지 못한 취재원, 개인, 내부고발자로 전락시키는 일이다. 
 #하루에_한번은_박은정_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