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한 6년쯤 됐나보다.
싸이월드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던 시절. 그닥 트렌드와 친하지 않은 우리 친형이 왠일로 싸이 미니홈피를 개설했다면서 내게 일촌신청을 했더랬다. 서울서 혼자 사는 동생 걱정돼 생경한 공간에 창문 하나 냈나싶었더랬다.
그런데 형 미니홈피에 들어가보니 배경음악 하나없이 속옷만 덜렁 입은 남성 미니미 하나가 덩그라니 한가운데 서있지 않았겠는가. 그 모습 하도 안쓰러워 노래 한 곡 도토리 5개인가를 주고 선물했더랬다.
그 노래가 이문세의 '세월'이었다. 그냥 당시에 난 이 노래를 들으면 형 생각이 났다. 당시 3년차 기자로 멋모르고 세상 다소 만만해보였을 때다. 내 눈에 형은 직장과 가정 사이에서 치여지내듯 했고 그게 맘이 쓰였다.
게다가 형이 적성에도 맞지않는 경찰길로 들어서서 맘 다치고 몸 고생하나 싶기도 했다. 그래서 형은 무슨 재미로 사는지, 설레는 일은 있는지 혹 그런 것 없더라도 동생이 사준 이 노래 하나가 그저 작은 위로가 됐으면 싶었던거 같다.
나와 형은 5살 차이다. 다시 6년 세월이 흘렀다. 내 나이도 이제 그 때 형 나이를 넘어서고 있다. 그리고 이제서야 어렴풋이 알겠다. 6년 전 이 노래 들었을 때 형의 마음을. 다 큰 동생이 이런 노래를 들어보라고 건넸을 때 형은 분명 담배를 꺼내 물었을테다 한동안을..
거참 세월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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