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딸이 아닌' 박근혜, 아버지 대신 '과거 사과'
그녀에게 아버지란 어떤 의미일까요.
오늘 아침, 우리 현대사의 한 페이지에 기록될만한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방금 전(24일)인 오전 9시에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과거사 인식 문제와 관련해 그의 아버지를 대신해 공식 사과했습니다.
다 아시다시피 박 후보는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죠. 그래서 어떤 정치적 행보를 하든 아버지의 그늘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는데요.
그래서인지 박 후보는 그간 5.16 쿠데타 및 민주화 탄압, 유신 독재 등 아버지의 정치적 과오에 대해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과거사 인식이 균형잡히지 못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아왔습니다
박 후보는 이와 관련해 오늘 "5.16, 유신, 인혁당 피해자 가족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한 아버지의 딸이 아니라 새누리당의 제18대 후보로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과거사와 관련해 이 자리에 섰다"며 "국민대통합위원회를 설치해 과거사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짧막한 기자회견을 마쳤습니다.
박 후보는 "아버지 어머니를 모두 흉탄(凶彈)에 보내드리고 개인적으로 절망의 바닥까지 내려간적이 있었다"고 회고했는데요. 그의 사과가 이런 개인적인 고통을 넘어 다시 그녀에게는 공격의 빌미가 될 듯 하기도 합니다. 아버지의 무덤에 침을 뱉었다는 TK지역 어르신들의 날선 비난이 벌써부터 들려오는듯도 한데요.
박 후보는 그의 말처럼 아버지의 딸이 아닌, 대한민국 제 18대 대통령이 되고자하는 정치인으로서 오늘 기자회견 자리에 섰습니다.
그러나 아버지 대신 아버지의 과오를 사과한 오늘도 '아버지의 그늘'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던, 그래서 아이러니했던 장면인 듯 합니다.
그리고 오늘 이 장면을 보면서 문득 생각났던 그 시절 그 노래.
신해철 <70년대에 바침>-영화 '정글스토리'OST 中 (발매 199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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