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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

제주 올레길 1코스 폐쇄 결정에 반대합니다

[제주 올레1길 폐쇄 결정에 반대합니다]




 

 

 

 

'제주 올레 길의 첫 코스'로 의미가 큰 '올레 1길'이 최근 일어난 살인 사건으로 잠정 폐쇄됐습니다.

살인 강간 강도 폭력 등 온갖 범죄가 넘쳐나는 서울부터 폐쇄한다면 당국의 결정을 이해하려 노력해보겠습니다.

수천, 수만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전쟁 군수 물자들이 이동하는 바닷길부터 폐쇄한다면 더 역지사지해보겠습니다.
 

 

그러나 길로 마약을 운반했다고 길을 폐쇄할 순 없습니다. 교통사고 사망자가 생긴다고 해서 길을 없앨 수 있습니까?

마약상과 유통일당을 일벌백계하고, 교통사고의 위험성을 사회적으로 더 널리 알려 문제를 해결해나가야지

길에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길을 열면 좋은 것들 뿐만 아니라 나쁜 것도 흘러들어오게 마련입니다.

그렇다고 길을 폐쇄하고 성벽을 쌓는다면 더 큰 폐착이며 고립만 가속화해 멸망을 앞당길 뿐 입니다. 
 

올레 1길이 폐쇄 이후 다시 열린다고 한들 '살인사건이 일어난 길' '죽은 영혼이 떠도는 길'이란 공포스런 주홍글씨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입니다. 결국은 외면받고 버려져 '자연 폐쇄'될지도 모릅니다

 

 

올레길은 그 부작용보다 자연이 사람에게 준 쉼과 느림의 긍정적 효과가 더 큽니다.
 

제주는 오히려 역사적으로 핍박받아온 섬사람들이 뭍에서 상처받고 흘러든 외지인들을 묵묵히 품어준 곳입니다.

 CCTV와 공권력이 사람을 품어준 곳이 아니라 산과 바다와 섬사람들이 이방인을 품어준 곳입니다.

 

 

일부 인간의 특수한 과오를 광활한 길과 자연의 탓으로 돌리지 말아야 합니다.
 

제주의 이름없는 수많은 길들을 걸어봤지만

그 어떤 길도 저에게 타인의 손목을 잘라 만장굴 앞에 던지고,

신체를 암매장하라고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삶을 뒤돌아볼 수 있는 반성의 시간을 선사했고, 

채우려면 먼저 비워야함을 가르쳐줬고

인간도 광대한 자연 속 한점 티끌일 뿐임을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제주 올레 1길(코스) 폐쇄 결정에 반대합니다. 올레길, 그리고 제주의 자연은 무죄입니다.

 

p.s 저는 제주로부터 많은 삶의 선물을 받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작은 온라인 청원을 하나 올렸습니다. 혹시 저와 생각이 같으시거나 더 나은 방향의 혜안이 있으시다면 아래 청원 참여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고라 [제주 올레 1길(코스) 폐쇄 결정에 반대합니다] 청원 서명>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