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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순간

도다리쑥국, 봄은 기필코 온다.


 어머니가 끓여주신 올해 첫 도다리 쑥국.

 도다리 쑥국은 경남 지방에서 봄 초입에 먹는 그런 국이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고 했다. 산란철인 겨울을 지난 도다리는, 산란을 끝내고 살이 차오르는 봄, 3월부터 5월까지가 제 맛이다.
살이 제법 야들야들하고 산란을 채 마치지 못한 도다리 속 알집맛이 제법 고소하고 보슬보슬하다.

 지금 나는 쑥들이 그렇듯, 쑥들이 한없이 부들부들하다. 어린 쑥잎들이라 국을 끓여 놓으면 빠빳한 느낌 하나 없이 입 안에서 헤진다.

 도다리 쑥국의 특징은 재료 뭐하나의 과한 맛이 없는 담백함에 있는 듯 하다. 쑥이 들어가지만 쑥의 향이 도다리가 우려낸 국물맛을 지배하지 않고, 약간 된장을 풀긴 하지만 도다리나 쑥의 향을 방해하진 않는다.

 쑥과 도다리, 그리고 된장의 절제된 조화의 맛이라고 해야할까..

 봄은 기필코 온다.  올해 봄도 이렇듯 조화롭고 담백했으면 좋겠다. 

 "이것 저것 많이 해보자.. 봄이 되면.." <'연애시대' 中 동진이 태어날 동이를 기다리며 한 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