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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순간

빈 다이어리보다 못한 시집

20일 새벽 선물을 받았다.

 

 

 

손수 만드셨다는 다이어리.

 

 

 

주시면서 업무 외 것들,

 

복잡한거 말고 '좋은 것' 적으라하신다. 그래서..

 

수백쪽 낱장
오색실로 꿰매 잇고
대문에 망치로 단추 박아
굳은 심지 세워도
 

그래도 흐트러지지않게
굵은 실
넉넉히 두르셨다
심지 빠지면 다시
망치로 박아주시겠단다

흐트러지지 않게
너무 오래
흩어지진 않게

좋은 것만 쓰랴
좋은게 뭐냐 난 모른다

차라리 시를 쓰자
다시 노래 부르자

다시 쓰고
불러재껴서

흐트러지지 않게
너무 오래
흩어지진 않게

굵은 실 넉넉히 두르듯
심지 다시 망치로 박듯

새로 쓰는

빈 다이어리처럼

- 빈 다이어리보다 못한 시집

 

위로(慰勞)

 [명사] 따뜻한 말이나 행동으로 괴로움을 덜어 주거나 슬픔을 달래 줌.